가설건축물은 정말 ‘임시’일까? 공간수요 변화가 건축법과 도시를 흔드는 이유

가설건축물은 정말 임시로만 사용될까? 2017~2021년 약 62만 동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농막·컨테이너·모듈러 건축이 늘어나는 이유와 건축·도시정책의 과제를 분석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임시건물’은 정말 잠깐만 존재할까?

공사장 옆 컨테이너 사무실을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공사가 끝나면 없어지겠지.”

축제장에 설치된 임시시설이나 모델하우스도 마찬가지다. 특정한 목적이 끝나면 철거되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현실의 가설건축물은 이렇게 단순하지 않다.

농막이 휴식이나 생활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하고 공장의 가설창고가 장기간 사용되기도 한다. 컨테이너가 사무실을 넘어 숙소가 되고, 모듈러 구조가 학교나 주거처럼 사람이 오랫동안 머무는 공간으로 확대되면서 ‘가설’과 ‘일반 건축물’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

건축공간연구원이 2022년 발행한 『공간수요 다양화에 대응한 가설건축물 관리방안 연구』는 바로 이 지점을 다룬다. 연구책임자는 배선혜 부연구위원이며 이여경 연구위원과 김민지 연구원이 참여했다.

이 보고서가 흥미로운 이유는 가설건축물을 단순한 행정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변화하는 공간수요와 기존 건축제도의 충돌로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1. 가설건축물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늘어났다

먼저 숫자를 보면 변화의 규모가 드러난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허가 또는 신고된 가설건축물은 총 621,361동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89,750동
2018년 103,676동
2019년 124,713동
2020년 142,142동
2021년 161,080동이다.

2021년의 허가·신고 건수는 2017년의 약 1.8배 수준까지 증가했다. 보고서는 세움터에서 제공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이 수치를 정리했다.

이 숫자를 단순히 “가설건축물이 많이 늘었다”고만 볼 필요는 없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왜 사람들은 일반건축물이 아닌 가설건축물을 점점 더 많이 필요로 할까?

현대 사회의 공간수요는 과거보다 훨씬 빠르게 바뀐다.

공사기간에만 필요한 사무실이 있고, 특정 계절에만 필요한 농업시설이 있다. 재난 상황에서는 공간을 즉시 공급해야 하고, 행사장이나 관광시설은 수요에 따라 설치와 철거가 쉬워야 한다.

보고서가 언급하는 사례에도 농막뿐 아니라 돔텐트, 음압병동, 모듈러 주거와 모듈러 교실처럼 과거의 건축법이 처음 만들어질 때 예상하기 어려웠던 형태가 등장한다.

즉 가설건축물의 증가는 편법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사회가 요구하는 공간의 속도가 기존 건축제도보다 빨라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2. 문제는 ‘무엇이 가설건축물인가’부터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국토교통부 민원과 관원질의, 언론보도, 지자체 담당자 의견을 분석하고 가설건축물 문제를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는 정의와 범위다.
둘째는 존치기간이다.
셋째는 불법 가설건축물 관리다.

이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첫 번째다.

2021년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과에 접수된 관련 민원 488건을 분석했더니 316건, 64.8%가 ‘가설건축물 대상요건’에 관한 질문이었다.

허가·신고 절차 관련 민원도 89건으로 18.2%였다.

두 항목을 합치면 전체의 약 83%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 복잡한 구조계산이나 전문적인 설계기준이 아니라

“이게 가설건축물인가요?”

라는 것이다.

대상요건 관련 질문을 더 자세히 보면 위치, 용도, 구조 등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결국 똑같아 보이는 시설이라도 어디에 놓이는지, 어떻게 사용하는지, 어떤 구조인지에 따라 판단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건축제도에서 이런 모호함은 생각보다 큰 문제다.

A지역에서는 신고가 가능한 시설이 B지역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제도를 예측하기 어렵다. 행정 담당자 역시 계속 새로운 형태가 등장할 때마다 기존 조문을 해석해야 한다.

보고서도 지자체별 기준 차이가 국민의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3. ‘3년짜리 건물’과 ‘계속 쓰는 건물’ 사이

가설건축물의 또 다른 핵심은 시간이다.

가설건축물은 이름 그대로 한시적으로 사용하는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보고서는 신고대상 가설건축물의 최대 사용기한을 명확하게 제한하는 장치가 부족해 반복적인 연장을 통해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흥미로운 통계도 있다.

2017~2021년 허가 또는 신고된 621,361동 가운데 존치기간 연장 횟수를 보면

0회가 481,291동, 77.5%
1회가 123,866동, 19.9%
2회가 11,231동, 1.8%
3회가 3,091동, 0.5%
4회 이상이 1,882동, 0.3%였다.

여기서는 한 가지를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

이 통계만 보고 “대부분의 가설건축물이 장기 사용되지 않는다”고 결론내리기도 어렵고, 반대로 “대부분 영구화됐다”고 해석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2017~2021년에 새로 허가·신고된 건축물을 묶어 살펴본 자료이기 때문에 조사 시점까지 아직 첫 존치기간이 충분히 지나지 않은 시설도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더 본질적인 문제는 실제로 몇 동이 연장됐느냐보다 제도상 언제까지 가설건축물로 남을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원칙이 있느냐에 있다.

4. 건축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임시 = 낮은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가설건축물이 정말 며칠이나 몇 달 사용되고 철거된다면 일반건축물과 모든 기준을 똑같이 적용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문제는 사람이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질 때다.

보고서에서는 가설건축물이 외국인 근로자 숙소 등 일상적 공간으로 활용되는 문제도 다룬다. 보고서가 인용한 2021년 관계부처 자료에 따르면 농어업 분야 외국인 근로자 중 69.6%가 가설건축물에 거주하고 있었고, 가설건축물을 숙소로 사용하는 경우 가운데 미신고 사례가 56.5%로 제시됐다.

이 순간부터 가설건축물 문제는 행정절차의 문제를 넘어선다.

사람이 잠을 자는 공간이라면 화재가 났을 때 빠져나갈 수 있어야 한다. 여름과 겨울의 실내환경도 중요해진다. 전기와 급배수도 필요할 수 있다. 주변 건물과의 이격거리, 재료, 구조안전, 피난동선 같은 문제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보고서가 인용한 국가화재정보시스템 자료에서도 2021년 컨테이너 화재 711건과 비닐하우스 화재 1,104건이 제시된다. 다만 이 수치를 모두 법적 의미의 ‘가설건축물 화재’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보고서가 관련 시설의 안전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인용한 시설유형별 화재통계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건축적으로 필요한 것은 ‘기간에 따른 안전 수준’이다

여기에서 한 단계 더 생각해볼 수 있다.

하루짜리 행사장의 천막과 수년간 사람이 근무하는 컨테이너 사무실, 학생들이 매일 사용하는 모듈러 교실을 동일한 ‘가설건축물’이라는 단어로만 묶는 것이 적절할까?

건축적 관점에서는 이용기간뿐 아니라 이용자 수, 체류시간, 숙박 여부, 화재위험, 구조형식, 이동·철거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방식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

‘가설이냐 아니냐’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위험과 사용방식에 따라 요구되는 안전기준이 달라지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5. 좋은 가설건축물은 ‘싸게 만든 건물’이 아니라 ‘잘 없어질 수 있는 건물’이다

가설건축물을 건축적으로 바라볼 때 중요한 개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철거 가능성이다.

일반 건축물은 오래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반면 가설건축물은 목적이 끝난 뒤 이동하거나 철거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좋은 가설건축물은 단순히 재료를 싸게 쓰는 건물이 아니다.

처음부터 해체와 이동을 고려해 접합부를 설계하고, 설비를 쉽게 분리할 수 있으며, 필요하면 다른 장소에서 다시 활용할 수 있는 구조가 오히려 가설건축물의 성격에 더 잘 맞는다.

보고서 역시 신고대상 가설건축물을 판단할 때 ‘임시 또는 기한부 사용’과 ‘즉시 이전 또는 철거 가능’이라는 조건을 명확히 하는 방향을 제안한다.

이 관점이 정착된다면 가설건축물은 ‘기준이 느슨한 건물’이 아니라 시간에 대응하도록 설계된 건축물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가질 수 있다.

6. 도시 관점에서는 작은 가설건축물 하나가 토지이용 원칙을 흔들 수도 있다

가설건축물 한 동만 놓고 보면 도시문제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같은 현상이 한 지역에 반복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건폐율이나 용도 제한을 받는 토지에 가설창고와 천막 등이 반복적으로 설치된다면 원래 도시계획이 의도했던 공간밀도와 실제 이용밀도가 달라질 수 있다.

보고서의 지자체 간담회에서도 자연녹지지역에서 천막과 창고 등을 활용해 건폐율 제한을 넘어서는 사례와 30년 넘게 사용되는 가설건축물 문제가 제기됐다.

즉 가설건축물은 개별 건물의 문제가 아니라 경우에 따라 도시계획의 예외가 장기화되는 문제가 될 수 있다.

거리의 모습도 영향을 받는다.

임시 창고와 천막, 컨테이너가 계획 없이 축적되면 보행환경이나 경관이 달라질 수 있고 소방 접근과 기반시설 관리도 복잡해질 수 있다.

반대로 가설건축물이 무조건 도시의 문제라는 뜻은 아니다.

잘 활용하면 비어 있는 토지를 일정 기간 사용할 수도 있고 재난이나 공사, 지역행사처럼 수요가 갑자기 발생할 때 대규모 영구건축물을 짓지 않고 대응할 수 있다.

따라서 도시 차원의 핵심은 ‘가설건축물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 어떤 목적으로, 얼마 동안 허용할 것인지 명확한 시간계획을 만드는 것에 있다.

7. 단속보다 어려운 문제는 관리할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불법 가설건축물이 늘어날 때 가장 쉽게 떠올리는 해법은 단속 강화다.

하지만 보고서에서 드러나는 현장은 조금 더 복잡하다.

지자체 담당 인력이 부족해 민원이나 신고가 들어와야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수준이라는 의견이 있었고, 영업으로 얻는 이익보다 이행강제금이 적어 계도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문제도 제기됐다.

전국 6개 권역의 지자체 담당자 의견수렴에서는 총 40건의 제도개선 건의가 제시됐다. 이 가운데 정의와 범위 문제, 존치기간, 관리 문제가 주요 항목이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관리방식을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관리대장의 용도정보를 보다 세분화하고 축조 당시 정면사진과 내부사진 등을 첨부해 연장신고 시 원래 신고 내용과 실제 상황이 달라졌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이 방식은 행정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모든 시설을 공무원이 수시로 찾아가 조사하는 방식보다

처음 신고한 상태 → 현재 상태 → 연장 여부 → 사용기한

을 하나의 데이터로 연결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안내서 제작과 함께 일부 지자체가 사용하던 신고표지판이나 QR코드 방식의 확대도 검토한다.

8. 이 보고서가 제안하는 방향은 ‘유형 나열’에서 ‘원칙 중심’으로의 변화다

현재처럼 새로운 공간이 빠르게 등장하는 시대에는 법에 시설 이름을 하나씩 추가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오늘은 돔텐트가 등장하고 내일은 새로운 형태의 모듈러 시설이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가 제안하는 중요한 방향도 여기에 있다.

신고대상 가설건축물의 종류를 계속 추가하기보다

임시 또는 기한부 사용인가?
쉽게 이동·철거할 수 있는가?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가?

같은 원칙을 먼저 세우자는 것이다.

그리고 존치기간 역시 용도에 따라 차등화하고 최대 사용기간을 두는 방향을 제안한다.

관리 측면에서는 영리 목적의 고의적 위반이나 구조적 결함이 있는 위반건축물에 대한 조치를 강화하고 관리대장을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이 방향은 단순히 규제를 강화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무엇을 허용할지 명확하게 만들면 정상적으로 가설건축물을 이용하려는 사람에게는 행정절차가 더 예측 가능해질 수 있다.

9. 우리가 놓치기 쉬운 공간의 문제: ‘임시’에도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가설건축물을 계획할 때 가장 중요한 질문은 설치 시점에만 있지 않다.

언제 없어질 것인가?

이 질문이 함께 있어야 한다.

공사장 컨테이너라면 본 공사가 완료됐을 때 어떻게 철거할 것인지, 임시판매장이라면 영업이 끝난 뒤 부지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모듈러 교실이라면 본관 공사가 끝났을 때 이전하거나 재사용할 수 있는지를 처음부터 계획해야 한다.

도시계획도 마찬가지다.

빈 땅에 3년 동안 임시공간을 허용한다면 3년 뒤 철거할 것인지, 정식 건축물로 전환할 것인지, 다시 연장할 것인지 결정할 기준이 필요하다.

가설건축물을 둘러싼 많은 갈등은 사실 ‘들어오는 방법’보다 나가는 방법이 불분명해서 생기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10. 앞으로 5~10년, 가설건축물은 오히려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있다

여기부터는 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전망이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공간의 종류와 사용기간은 앞으로 더욱 다양해질 가능성이 있다.

재난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공간, 공사기간 동안 필요한 시설, 짧은 기간 운영되는 문화시설, 계절성이 강한 관광공간, 필요에 따라 증축과 축소가 가능한 업무공간 등이 늘어난다면 모든 공간을 영구건축물로 만드는 것은 비효율적일 수 있다.

모듈러와 조립식 건축기술의 발전 역시 이런 흐름과 잘 맞는다.

그렇다면 미래의 가설건축물 제도는 ‘임시니까 규제를 덜 받는 제도’에서 벗어나 시간을 하나의 설계조건으로 다루는 건축제도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현재 변화
↓
다양한 단기·가변 공간수요 증가
↓
가설건축물과 일반건축물의 경계 약화
↓
용도와 사용기간에 따른 제도 세분화
↓
이동·해체·재사용을 고려하는 건축 증가
↓
도시공간도 영구공간과 임시공간이 함께 운영되는 구조로 변화

이런 흐름을 예상할 수 있다.

11. 이 연구에서 한 단계 더 검토할 필요가 있는 부분

이 보고서는 민원, 언론보도, 법령 분석과 지자체 담당자 의견을 결합해 현장에서 발생하는 제도 문제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연구진은 문헌 및 법령 분석뿐 아니라 전국 지자체 담당자를 대상으로 6차례 간담회를 실시했다.

다만 몇 가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첫 번째는 실제 사용기간에 대한 데이터다.

연장신고 기록만으로 사람들이 가설건축물을 실제로 몇 년 이용하는지, 신고된 용도와 실제 이용이 얼마나 다른지를 완전히 파악하기 어렵다.

두 번째는 가설건축물 유형별 위험도의 차이다.

농업용 온실과 사람이 숙박하는 컨테이너, 학생들이 이용하는 모듈러 교실을 모두 같은 수준에서 논의하기보다 이용자와 체류시간에 따른 세분화된 안전분석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지역별 차이다.

농촌의 농업시설, 산업단지의 창고, 대도시의 임시점포는 가설건축물이 필요한 이유가 서로 다르다. 전국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면서도 지역 특성을 어떻게 반영할지 고민해야 한다.

보고서 역시 향후 과제로 건축물·가설건축물·공작물을 구분하는 근본적 기준 정립, 가설건축물 범위 재검토, 구조와 피난·방화 등에 필요한 안전기준 강화 등을 제안한다.

12. 그래서 우리의 집과 동네에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가설건축물 제도는 멀리 있는 행정 이야기가 아니다.

내 집 옆 공터에 대형 가설창고가 들어오거나, 아파트 주변에 임시시설이 설치되거나, 아이가 모듈러 교실을 이용하거나, 농촌에서 농막을 사용하게 된다면 바로 생활공간의 문제가 된다.

건축주라면 단순히 “신고가 가능한가?”만 볼 것이 아니라

얼마 동안 사용할 것인지,
사람이 얼마나 오래 머무를 것인지,
화재와 피난은 안전한지,
철거는 쉽게 가능한지,
기간이 끝난 뒤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까지 함께 생각할 필요가 있다.

결국 가설건축물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가설’이 아니라 시간일지도 모른다.

건물이 얼마나 오래 서 있느냐에 따라 요구되는 책임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결론: 임시건축물을 제대로 관리하는 도시가 더 유연한 도시다

이 보고서가 던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단순하다.

“언제까지 이것을 가설건축물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공간수요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는 임시공간이 필요하다. 모든 수요를 영구건축물로 해결하는 도시가 반드시 좋은 도시인 것도 아니다.

하지만 임시라는 이름이 안전과 관리의 공백을 의미해서도 안 된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가설건축물을 없애는 정책이 아니라 명확한 시작과 끝을 가진 건축물로 관리하는 제도일 것이다.

필요할 때 빠르게 설치할 수 있고, 사용하는 동안에는 안전하며, 목적이 끝나면 철거하거나 다른 곳에서 재사용할 수 있는 건축.

그것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가설건축물은 도시의 골칫거리가 아니라 변화하는 사회에 대응하는 매우 유연한 공간수단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미래의 도시는 모든 공간을 영구적으로 지어야 할까, 아니면 잘 만들고 잘 사라지는 건축까지 계획해야 할까?